[림이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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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아침 드라마 '난 네게 반했어'

로뿌호프 2008.06.03 22:45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새삼 느끼지만, 아침 드라마라고? 처음 본다.
그간 뉴스를 통해서 아침드라마의 해악(?)은 익히 들었지만, 처음 본 이 드라마는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대단하다'

대단하다고 느낀 이유는 여타 아침드라마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불륜, 출생의 비밀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매끄럽거나 단백하다는 뜻이 아니라, 캐릭터와 줄거리로 대변되는 일반 드라마와 비교해서 뛰어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난 네게 반했어'가 딱히 내용이 사랑스럽거나,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도 아니지만 무엇보다 경탄할만한 것은 극의 거침없는  빠른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드라마의 주역으로 서로 다른 세가족이 나온다. 공식 홈페이지의 표현은 아래와 같다.

안하무인에 일자무식, 무례와 편견이 무기인 욕심많은 -뻔뻔 콩가루 집안
예의바르고 선량하고 따뜻하고 법없이도 살 것 같은 - 범생이 가족
이기적이고 서로에 대한 배려도 없는 - 애증으로 똘똘 뭉친 가족


이 세 가족이 얽히고 섥히는 과정에서 서로가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것이 기획의도라 하는데, 서로가 얽히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꽤나 무거운데 반해 그 해소의 속도가 어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게다가 경쾌하기까지 하다.

우선 뻔뻔한 집안의 경우 아들(지훈)은 혼인빙자사기간음죄로 복역을 한 전과자이다. 명품을 밝히는 여동생(지원)은 돈많은 남자와 결혼을 꿈꾸다가 심지어 사기까지 당하는 속물이다.

그리고 애증으로 뭉친 가족의 경우는 아들(민서)은 자신의 아내가 불륜의 상대와 같이 교통사고로 죽은 아픔을 가지고 있고, 여동생(민선)은 고도비만에서 탈출한 경험이 있다.

범생이 가족의 경우는 한의사인 아버지는 사별한 아내를 잊지못해 환각증세에 빠지기도 한다. 우유부단하고 무신경한 평발인 그 아들(우진)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다 포용할 것 같은 넉넉함과 겸손함을 지녔다. 그 여동생(우정)은 소신을 가지고 소설가와 세탁소 일을 병행하면서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밝고 힘차다.

작가는 앞서말한 전과의 문제, 허영의 문제, 불륜의 문제와 같은 사회적 갈등은 물론 삼각관계, 남편과 아내간의 불화 등의 애정문제도 모두 에둘러 피하거나 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한다. 그리고 짧지만 충분한 논의가 된 이후에는 곧바로 다른 갈등으로 넘어간다.

이를테면 앞서 말한 주요인물 외에도 암에 걸렸기 때문에 자신의 사랑을 포기했던 민서의 친구 효진의 경우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복선이나 갈등의 시작이라고 생각할만 하니, 바로 완쾌되버리는 식이다. 다른 드라마 같으면 전회를 걸쳐 펼쳐질 복선이었지만, 이 드라마에선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갈길이 바쁘다. 그래서 식상할 틈이 없다.

여튼 지훈은 우정을 통해서 교도소에서도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그 동생인 지원은 우진을 만나서 돈이 아닌 인간을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함을 배운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아니다. 오히려 한의사 우진의 아버지는 지훈의 어머니에게 상처한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기도 하고, 민서는 지원의 속물적인 면에서 맞닿고 있지만 그럼에도 매력을 느낀다.

따라서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단선적이지도 않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게다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이중적인 면모를 통해 입체적이기 까지 하다. (밖에선 순하디 순한 민선이 집에선 시니컬해지는 것을 보라) 이런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그리고 딱 필요한 만큼만 표출하는 작가와 연출가의 역량은 우리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현대인의 군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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