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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굿모닝 프레지던트 (good morning president, 2009)

로뿌호프 2009.11.15 19:10
대통령이 뭐이래?..동의하거나 동의 못하거나

장진은 이 영화에서 인간의 삶과 사람에 대해 대통령을 변수로 삼아 그 자리에 노년,중년 그리고 여성을 대입시키는 함수관계를 나타낸다. 그리고 그 방정식을 통해 표출되는 값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삶과 다르지 않다고 강변하고 있다.

노회한 말년의 정치가인 첫번째 대통령은 로또 200억원에 당첨되고 돈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은 우리들 소시민과 크게 다를게 없다. 홀애비에 잘생긴 장년의 대통령 역시도 신장 이식이라는 공과 사의 경계가 모호한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한사람의 이웃과 국민 전체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사람좋은 옆집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대통령은 남편과의 갈등을 통해 소위 일하는 여성들이 겪는 일과 가정 사이의 어려움을 똑같이 겪는다.

장진은 이들이 대통령이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이다 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도 동시에 대통령이라는 특수 신분이기 때문에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통해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감독 특유의 위트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란 신분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축이라면, 그 축을 또 다른 관점에서 가로지르는 소소한 연관성을 통해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장 조리사가 역대 대통령에게 영감을 주는 장면이나, 긴장할때 방귀가 나온다는 특수한 체질, 대통령 경호실장의 감회 등등이 마치 통사와 야사 처럼 다른 한축으로 이야기의 실타래를 엮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이야 말로 소위 장진표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우리에겐 대통령이 셜리템플이긴 힘들다.

한편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통령'이라는 소재는 웃음의 재료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뭔가 개운하지 않는 뒷맛 또한 선사하고 있다. 왜냐면 영화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질 수 없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고 있는 대통령의 행태는 사적으로는 소시민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공적으로도 보여지는 모습 또한 사적인 면모를 극복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모습의 감동이다.  로또 당첨금 에피소드에 나오는 흰 옷과 검은 옷으로 상징되는 선과 악의 갈등이나, 참모진과 심각하게 대립했던 이미지 정치의 앞에 진정을 담는 모습들은 감동적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대통령이 주어야 하는 감동, 즉 공적인 직업적인 윤리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감동'들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영화는 20세초 미국의 대공황시대를 풍미했던 셜리템플류의 현실도피적인 영화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에선 오히려 대통령이 나오기 때문에 현실 도피에서 자꾸 현실이 눈에 밟히는 역효과가 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사실 대통령이란 결사의 수반이다. 자신들의 지지층이나 혹은 자신들의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권력의 핵심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처럼 결코 녹녹한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오히려 정면돌파하는 정치풍자나 패러디가 아닌 전혀 비정치적인 소재는 웃음의 소재로서는 개운치 않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의 속성에 따라 영화에 등장하는 대통령들의 면면이 어찌보면 현실 정치와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말하자면 내 이웃 하나를 도와주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전체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느냐의 거창한 물음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대북관계에 대한 우리 민족끼리의 신뢰를 중시하는 에피소드가 굳이 없다고 하더라도, 능력은 없어도 사람좋은 인간성 하나 만으로도 누군가와 비교되는 모습은 이 영화가 반정부적(?)이라고 해도 크게 모자람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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