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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혁명 - 약과 병원에 의존하던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 조한경 作

로뿌호프 2017.11.24 15:06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CF라 공전의 히트를 친 적이 있다. 경제한파로 모두가 어려운 시절 다들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은 당연한 지라 메시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신용카드를 발급해 대출을 많이 받으라는 지극히 상업적인 내용이라 당시 꽤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지만, 아직까지도 인사말로 쓰일 만큼 자본과 물신주의 풍조를 반영하는 말로 남아있다. 

최근 한 보험회사 광고에 "무병장수 X, 유병장수 O"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왔다. 나 스스로도 무병장수를 내세우는 광고는 과장이거나 이상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이 광고는 솔직한 면이 돋보인다고 여겼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각종 질환을 이겨 내가며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여겼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이런 사고방식이 얼마나 건강에 대해 패배주의이고 자포 자기적이며 위험한지 심지어는 슬픈 감정마저 든다. 특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골초로 알려진 배우 김혜자 씨의 인터뷰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분이 처음 담배를 배우게 된 것이 아이를 임신하고 초기에 입덧이 심했을 때 시어머니인가 남편 분이 담배를 피우면 입덧이 가라앉을 거라고 하면서 건넨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의사들이 앞서 실제로 담배를 권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미국의학협회에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들은 먹지 말라고 경고했던 식품들에 대해서 제한없이 섭취를 허용하는 발표를 했다. 그때까지 콜레스테롤이 높았던 나는  좋아하는 달걀, 새우, 오징어 등을 멀리하느라 고생했는데 순식간에 허무해졌다. 그리고 그동안 밥에도 빵에도 맛있게 비벼 먹던 마가린은 또 어떤가 이것이 그냥 과학이나 의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실험 기구의 수준이 높아져서 벌어진 자연스런 사건이라 볼 수 있을까? 지난 황우석 사태를 볼 때 과학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과학에서 있으면 안되는 과학 외적인 것들, 정치든 돈이든 공명심이든 애국심이든, 실제로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황우석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기면 안된다. 우리가 얻어야 할 무거운 교훈이 있는 사건이었고 이를 통해 배우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재앙은 계속될 지 모른다. 그리고 과연 그런 일들이 복제기술에만 벌어지고 있는 특수한 현상일까. 최근 비극적인 가습기 세정제 사건만 보더라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예전에 몸이 안좋아서 동네 내과에 간 적이 있다. 의사가 간단히 문진을 하고 약간의 초기 감기 증세가 있다고 주사와 약을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당시 집중해서 처리해야할 업무가 있었다. 예전에 주사를 맞고 졸음이 쏟아지고 나른해진 경험이 있던 터라 나도 모르게 의사에게 이렇게 말해 버렸다. "선생님, 저 주사는 안 맞으면 안될까요?" 물론 매우 정중하고 조심스러운 톤으로 말이다. 그러자 의사가 대답했다 "네" 그리고 진료실을 나와 계산을 하고 처방전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별 얘기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몸의 주인은 나, 건강의 주체도 그 책임도 나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계속 떠올랐다. 요즘 아이들은 의사를 아저씨라고도 부른다지만 의사 이퀄 선생님이었던 우리 세대에 의사의 처방에 환자가 다른 의견을 냈다는 것이, 더 정확히는 말대답(?)을 했다는 것이 약간은 놀라운 경험이었고 게다가 야단은커녕 자신의 처방의 근거나 이유를 제시할 줄 알았던 의사가 군소리 없이 수긍하는 것이 아닌가. 조금 과장하자면 실로 내 인생의 건강과 내 몸에 주권재민이 시작된 첫날이었다. 

개인적으로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만성적인 피로감과 특히 브레인 포그라고 할까 맑지 않고 무거운 머리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마침 병원에서 '대사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침을 먹지 않던 식습관에서 현미와 채소 위주로 삼시 세끼를 꼭 챙겨먹고, 값비싼 블랜더를 사서 매일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지방의 누명>이란 TV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이를통해 저탄고지 즉 LCHF 식이를 6개월 정도 하고 있다. 이때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 <그레인 브레인>, <최강의 식사>,<지방의 역설>등이 있으며 인터넷 유튜브를 통해 닥터 조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었으며 뭔가 조각 나 있는 건강에 대한 진실들이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이 상식이 깨져가면서 내가 나의 건강과 몸에 대해 얼마나 안이하게 대했는지 깨우치게 되었다.

닥터 조의 인터넷 칼럼, 유튜브, 까페 등을 보고 들으면서 이런 내용들을 책으로 정리하여 내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마침 이번에 기다렸던 책이 출간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인터넷에 가보면 몇몇 독자들의 부정적인 댓글도 보인다. 내용은 소위 ‘안아키’라는 비난이다. 환자 스스로의 치유능력을 믿고 약을 배제하고 특히 식이와 영양을 중시하는 견해를 딱 '안아키'라는 극단적인 사례에 빗대어 딱지를 부치는 것은 폭력적이다. 차라리 한편 음모론자나 비타민 세일즈맨이라고 비난했다면 모를까 이것은 책 내용을 전혀 보지도 읽지도 않고 그저 낙인을 찍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은 정확히 이 부분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고발한다. 독사에 물리거나 독극물을 먹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를 서서히 질병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만성 질환들, 그리고 그렇게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조금도 의심해보거나 고쳐 보려는 시도 조차 않고 있는 우리들 개인과 의사 그리고 의료산업구조, 나아가 이 사회의 부조리를 아프지만 용감하게 파헤치고 있다. 

건강과 의료에 종사하는 개인이나 기관 단체도 마찬가지다. 책에서 제약회사나 의사들을 비판하지만 그들이 사기꾼이라 거나 또는 악마이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다. 제약회사 역시 아픈 사람들의 건강 증진과 고통 감소를 위해 일하고 그 속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업을 하고 있는 것이고 누구나 알고 있듯이 그저 자신들의 이익을 충실히 추구하고 있는 기업인 것이다. 의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결국 각각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선 의사들 역시 이런 산업 구조 속의 피해자일 수 있다. 이 책은 환자의 의식 전환은 물론 의사들의 각성도 강조하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
"음식이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

조한경 박사가 이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이러한 의학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증상만을 회피하거나 완화하는 대증요법이 아닌 식이를 통한 근본적인 영양 밸런스와 치유, 저 진리를 외면하고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약물에만 의존하게 하고 환자 스스로는 패배감만이 들게 하는 현대 의학과 식품업체와 제약업체로 대변되는 산업구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감시자가 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책에 나오는 암생존률의 정직하지 못한 통계, 포화 지방에 대한 맹목적 불신, 골다공증이나 오십 견의 원인, 집단 면역이라는 파스퇴르도 고백한 신화에 대한 고찰을 보면 정말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이 충격적이다.

모든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처럼 중요한 건강을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등 문제를 그저 선진국 병이니, 개인의 나태함으로만 여기고 별로 건강과 건강을 둘러싼 병원, 제약회사를 의심하지 않는다. CF 속 ‘유병장수’가 왠말인가! 

책이든 미디어든 심지어 광고든 마케팅 용어처럼 혁명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사용된다. 인류 역사에서 혁명이 주는 뜨거움, 벅참 그리고 두려움과 용기를 되돌아볼 때 이 책의 제목에서 쓰인 '혁명'이란 단어는 실체 없는 4차산업혁명보다도 절실하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인류가 원래부터 이렇게 생겨 먹었고 나이 들면 다 성인병에 걸리고 치매나 암같은 병은 복불복인 것이지 우리 몸의 주인은커녕 노예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 이 책을 집어 들어야 한다. 의학은 종교가 아니다. 이 책은 진짜 혁명이 필요한 시기에 제대로 된 ‘혁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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