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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아타나주아 (The Fast Runner, Atanarjuat, 2001)

로뿌호프 2006. 4. 13. 11:53

한없이 파란 그리고 눈부신 흰 구름의 하늘 아래 광활한 북극의 빙하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이른 여름이라 빙하의  녹아버린 얼음물이 듬성듬성 고여있다. 보기에는 시원한 광경이지만, 만지기엔 상상으로조차 매우 차가울것 같은 그런 얼음물이다.

이 차가운 얼음바닥을 맨날로 뛰어가는 한 남자가 있다. 발바닥은 다 터져 피가 흐리고, 게다가 옷하나 걸치지 않아 성기가 덜렁거리는 맨몸으로...

그사람의 이름은 '아타나주아'
아타나주아는 에스키모 말로 '빠르게 달리는 자'란 뜻이다.

그를 뒤쫓는 세명의 다른 에스키모인들은 이미 그의 형을 죽이고 아타나주아마저 죽이기 위해 뽀족한 나무창을 들고 쫓고 있다.

목숨이 일각에 달려있는 아타나주아의 쫓고쫓기는 달리기마저 자연 그자체인 것이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이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긴박감 마져도 도망치다 말고 얼음물을 한줌 손으로 마시며 뛰는 아타나주아의 모습 속에  자연이 있다.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하나의 대륙이 분리 이동하여 지금의 5대양 6대주가 되었다고 한다. 고등학교시절 선생님께서 한 말씀이..대륙과 대륙이 지금보다 덜 벌어졌을 때, 우리 한민족이 북으로 이동하여 몽고족이 되었고, 알래스카를 넘어가 에스키모인이 되었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더 남하한 사람들은 인디언이 되었고, 남미대륙으로 더 내려간 사람들이 잉카인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 증거로는 비슷한 언어구조와 단어, 그리고 갓태어난 아기들의 엉덩이에 보이는 몽골반점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확실히 증명된 이론이라기 보단 설에 불과하지만, 이런 기억으로 인해 에스키모인의 이야기인 이 영화에 친근감이 갔다. 실제 최초로 에스키모의 후예가 만든 에스키모 영화라고 하던데..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속에 펼쳐지는 인간의 삶이 펼쳐지는 영화다.
그곳엔 배신과 오해, 간음과 사랑, 살인과 용서, 공동체와 추방 등의 개념들이에스키모인의 삶에 배여 느리게, 그리고 직설적으로  표현된다.

아름다운 이 영화의 빙하의 자연경관 처럼 이 영화와 에스키모인들은 사람은 원래 선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나쁜 악령이 인간들을 이간시키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지만, 착한 심성의 인간들을 이 악령을 죽임으로써 닮아가지 않는다. 다만 반성할 기회를 주고, 격리시킬 뿐이다.

악령을 종교처럼 인간소외의 기능으로 작용했다고 비판하기에는 아름답고 선량하고 진실로 인간적인 더구나 꾸밈없는 모습들이었다.

따라서 '빠르게 달리는 자' 인 선한 인간 아타나주아는
자신의 아내를 간음하고 친형을 죽인 오키 남매를 죽이지 않고 추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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