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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지 않아서 좋은 '찬란한 유산'

로뿌호프 2009. 7. 6. 14:39

소위 불륜과 막장이 판치는 드라마 속에서 그런 자극적 소재는 커녕, 땀과 진실이 승리한다는 식상한(?) 소재로 40%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 SBS의 <찬란한 유산>이라는 미니시리즈이다. <찬란한 유산>의 인기는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쿨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설렁탕 만큼이나 쿨하지 않은 우직함이 있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등장인물들은 답답하리 만큼 우직하다. 특히 극의 핵심을 이루는 플롯은 장할머니의 철학이다. 그는 자기 자손들에게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노동의 기본적인 생각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일군 회사가 그저 돈을 벌기위한 것이 아님을 천명한다. 다시말하면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시장주의의 기본전제를 무시한다고나할까. 여튼 장 할머니의 설렁탕은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것이 아닌 정신,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정직한 밥을 해먹인다는 마음가짐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와 비슷한 측은지심을 지니고 있는 은성에게 자신의 돈이 아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이 드라마의 미덕은 아마츄어같은 열정에 있다. 우선 등장인물들은 중견배우와 신인배우들의 조합이 돋보인다. 반효정, 김미숙을 비롯하여 최정우, 이승형과 같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연기 속에서 이승기를 비롯한 문채은, 배수빈 그리고 한효주의 풋풋함과 노력이 빛을 발한다. 이 드라마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적어도 욘사마라던지, 송승헌과 같은 배우의 힘은 아님은 분명하다. 물론 모함과 오해 그리고 우연, 어긋나는 관계 등등의 일반적인 요소들도 가득하지만 그래도 탄탄한 극본이야 말로 근본적인 인기의 원천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남을 짓밟아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현재의 물신주의를 배격한 정직이 승리하고, 땀이 대가를 받는다는 주제야 말로 인기의 핵심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외 찬란한 유산을 이루는 여러가지 고명들
첫째, 성장드라마의 요소가 담겨있다. 부잣집 도련님으로만 자라서 세상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주인공이 본래의 따뜻한 인간을 찾아서 변화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처럼 이러한 변화는 항상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둘째, 일하는 신데렐라다. 주인공 한효주는 천문학적인 유산을 하루아침에 받게 되지만 그게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건이 있고 그 조건을 채우기 위해 고분분투한다. 게다가 자신에게 아낌없이 주는 박준세의 도움마저도 결코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셋째, 입체적인 인물들이다. 환이의 성장과는 반대로 승미는 변화한다. 처음부터 그저 마음이 악한 악녀가 아니라 환이에 대한 집착으로 악녀로 변해가고 있다. 또한 준세 역시도 언제나 여유있고, 잰틀했던 이미지에서 은성에 대한 사랑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소유욕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한효주와 이승기의 개인적 매력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물론 지난 트랜디 드라마의 단골요소인 어긋남, 복수 등도 자리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는 드라마지만, 되는 집안에는 모든 것이 다 이뻐보이기 마련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돈보다는 가치를, 그리고 사람을 향하는 장 할머니와 은성 그리고 환이로 이어지는 따뜻함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이 드라마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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