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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적다]
CF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홍보수단이다. 이를 위해선 많은 돈을 지불하고 유명한 인사를 동원하거나, 시청자들의 인상에 남기 위한 치열한 아이디어를 짜낸다. 30초내외로 담아야 하는 시간적 제약때문에 그야말로 창의력과 치밀한 조사등이 필요할 것이다. 특별히 유명한 배우나 인사가 나오지 않거나, 내지는 박카스 CF처럼 인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그냥 흘려보기 마련이다. 심지어는 그 CF가 무엇을 선전하는지도 모른채 지나가기 십상이다. 그런데 모 커피 CF를 보니 바로 아래와 같이 인상에 남아버렸다. 흑인이 재배한 커피를 백인이 마시고 있다. 물론 에티오피아 원산지라는 것을 홍보하다가 나온 장면일 수도 있겠지만, CF의 논법에 착실(?)하게 보자면 그 짧은 순간 내 인상에 남은 것은 제3세계 착취였다..
찬란한 유산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마지막 두편에서 모든 갈등을 매듭짓는 것에 첫째편에 할애했다면, 마지막편에는 그들이 어떻게 제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지에 대해 자연스럽고도 평화롭게 끝맺음을 했다. 꽤나 궁금했던 승미의 선택은 결국 환이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그 때문에 자신의 엄마가 괴물이 된 것의 빌미가 된 것을 아파하고 상처투성이인 서로를 보듬으려 떠나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건 어느 누구도 종국에는 잘못되지 않았고 또 주변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는 착한 심성들 지녔기 때문이다. 이 착한 사람들은 남이 아닌 자신을 탓한다. 환이는 이 사태가 자신의 승미에게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승미는 자신의 집착 때문에 자신의 엄마가 이렇게나 변했다고 생..
드디어 고은성이 아버지를 만났다. 죽었는 줄만 알았던 아버지를 만나는 그 순간. 아무리 드라마라 하지만 거의 소름이 끼치는 장면이었다. 이번주도 예고편 없이 끝나버린 은 이제 마지막 2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주에서도 다시한번 느낀 거지만, 이 드라마 줄거리의 탄탄함과 작은 일, 복선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기획된 섬세함이 돋보였다. 특히 동생 은우를 발견했다는 승미의 이야기를 듣고 백성희가 은성을 향해 던진 딜은 그야말로 백미였다. 동생을 찾아줄테니 외국으로 떠나라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할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한 악인의 마지막 묘수였으며 이제는 종반으로 치달은 극의 긴장감을 전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구성이었다. 특히나 열흘 후에 자수하라는 백성희의 통화에서 그가 얼마나 사악하고 수를 바라 볼줄 아는 ..
이 2회 내지 4회 정도 연장되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지난 회에 처음으로 예고편도 없이 끝났던 25회가 오늘 방영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숙자 사장의 해임안은 부결되었으며, 그 부결의 핵심은 준세의 고뇌의 기권표였다. 회사의 전복을꿈꾸었던 준세의 아버지는 패배했으며, 따라서 돈과 딸의 결혼을 바라던 백성희는 또 한번 좌절했다. 이번 승리로써 이 드라마의 공적인 주제인 정직한 기업, 장인정신의 계승은 확실하게 매듭을 지었다. 그러면 정의가 승리하는데 있어서 주인공이었으며, 가장 기뻐한 선우환과 고은성은 어떻게 되었는가? 여전히 어색하다. 보통의 드라마였으면 주총에서 해임안이 부결되었을 때 이 두사람은 부둥켜 앉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대단원막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 ..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죽는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100% 해피엔딩일 이 4회만을 남겨놓은 채 오늘 드디어 최고조의 갈등의 순간으로 치닫고 있다. 재벌의 경영권 문제와 사랑에 대해서 지난 2002년 만큼이나 파격적이며, 그동안의 신데렐라와 캔디 클리셰를 훌륭하게 파괴하면서 재발견을 한 드라마가 없었다고 한다면, 이번 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가지 점에서 새롭고 경이롭다. 하나는 일과 사랑이 분리되지 않는 탄탄한 구성이요, 두번째는 사회와 기업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이다. 일과 사랑 그 갈등이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아들어가는 구성 이 드라마처럼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부분이 정교하게 필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일과 사랑, 그리고 가족 게다가 철학까지도 맞닿아 서로를 변화시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