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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적다]
서울에서 그래비티를 보았다. 오랜만에 영화 때문에 극장을 골라서 보는 수고를 한 것 같다. 어릴적엔 화면이 커야한다면서 대한극장을, 사운드가 좋아야 한다면서 명보극장을 골라서 찾던 적이 많았는데 정말 실로 오랜만이다.여튼 큰 화면에 3D로 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3D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적어도 이 영화만큼은 바뀌게 된 것 같다. 우주를 유영하는 것을 단지 본다는 것이 아니라 체험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롱테이크에서 점점 좁혀지더니 우주인의 핼멧속까지 이동하는 시점은 정말 긴장과 흥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튼 단순한 관람형 아이맥스 우주판타지가 아닌 사실적인 표현 그리고 정성이 깃든 연출 그리고 중력 가까이 다이하드로 다가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이었을..
아이즈 와이드 셧은 남성 위주의 영화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질투와 아내 탓으로 점철된 톰 크루즈의 일탈은 결국 아내에 의해 구원받는다. 어린 아이와 같은 남자의 행동은 비약하자면 모두 다 아내의 계획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다 아이즈 와이드 셧 ★★★
앞서 보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태평양 전쟁의 연작이다. 사전 지식 없이 보자면 일본영화로 착각할 만큼 등장인물과 배경 심지어 대사까지도 일본어이다. 이오지마라는 전쟁의 요충지에서 벌어졌던 두 영화 중 미국의 시각에서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한 것이 전작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보편적인 인간의 관점에서 전쟁을 서사하고 있다. 이오지마에서 죽어간 일본 제국주의하의 병사들 역시 인간이었다는 관점인데, 그들이 말하는 국가와 천황에 대한 충성은 국가 이데올로기라는 허위와 지배층이 필요로 했던 무사 정신의 악랄한 혼합이었으며 한꺼풀만 벗겨내면 그들 역시 가족과 자신의 삶을 지키고 싶었던 인간이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이오지마에서 죽은 병사들 중에선 일본 제국주의의 허위라는 철학적 고찰과는 완전히 다..
맨해튼 ★★★★ 우디앨런의 1979년도 작품이다. 뉴욕 그리고 맨하탄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연애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2013년 현재의 눈으로 봐도 휴대폰만 없을 뿐이지 지금의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 든다. 비록 그것이 시대를 초월하는 연애의 이야기라서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대도시라는 환경이 주는 공통점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서로 한계가 눈에 보이는 대상과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가 있는데, 결국에는 그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결말이다. 그런데 그 두사람 모두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뜬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란 점에서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래도 좋다는, 혹은 원래 뭐 그런거라는 냉소적 분위기는 그 곳이 맨하탄, 즉 도시기 때문이라고 우디앨런은 말하는 것 같다. 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 작가와 평론가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자 독자가 벌이는 소설 보다 이상한 이야기. 그러나 이 상상이 더욱 빛나는 것은 '전지적 작가 시점'보다도 위대한 '존재'의 신비를 맛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픽션 즉 지어낸 이야기 보다도 이상한 이야기를 이 영화는 그리고 있다. 사실 이상한 것이 다 지어낸 것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그보다 더 괴상망칙하고도 희안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어낸 것들이 다 이상한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다빈치의 오랜 상상력이 비행기를 만드는 것에 영향을 준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면,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 무기를 핑계로 수십만 이라크인들이 살상된 것은 지극히 어두운 면일 것이다. 어쨌든 소설 보다도 이상한 이 이야기는 우연을 매개로한 연관성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