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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적다]
간결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강렬한 드라마나 충돌, 액션이 포함되지 않은 그런 영화 말이다. 여자가 희생되고, 자극적인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에 대한 해독제 같은 작품이 되었으면 했다. - 짐 자무시 짐 자무시 영화를 처음 보았다.어릴 때 부터 이름은 들어왔지만 개봉한 영화 편수도 적어 접할 기회가 없었다. 라는 작품명 대신 를 이 감독의 작품인 줄 알았다. 크게 관심은 없지만 정신없이 즐기기도 복잡한 마블사의 물량공세적 개봉 작들 속에서 고립되었을 때, 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물론 라든가, 스필버그의 과 같은 즐거운 오락영화도 있었지만 말이다. 짐 자무시에 대한 체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떤 장르인지 어떤 분위기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보는데 약간의 불안감이 들었다. 그러나 화면 속에 보이는 것은 미..
설국열차 ★★★ “만약 가 한 권의 책이고, 내가 도서관의 사서라면 처음에는 이 책을 사회과학 코너에 분류하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꿔 자연과학 중 초기 지구의 환경을 조성해 생물체가 없었던 환경에서 자연적인 조건을 통해 생명체 탄생의 시초를 밝히려 했던 밀러-유리의 아미노산 실험에 관한 논문의 옆에 놓으려다가 결국 갈팡질팡하다가 망설이며 토정비결 옆에 꽂아두고 다시는 꺼내 읽고 싶지 않을 것만 같다.” 봉준호 감독의 는 부조리한 시스템에 대한 하층민의 저항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열차라는 설정은 인간의 투쟁과 진보를 담기 위한 알레고리의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유사이래 인류의 사회 구조의 한계에 대한 냉담한 비유로 볼 수 있다. 마치 죽음과 죽음 사이를 가느다란 열차라는 스트링 우주관을 통해 인류의 생존..
맨해튼 ★★★★ 우디앨런의 1979년도 작품이다. 뉴욕 그리고 맨하탄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연애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2013년 현재의 눈으로 봐도 휴대폰만 없을 뿐이지 지금의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 든다. 비록 그것이 시대를 초월하는 연애의 이야기라서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대도시라는 환경이 주는 공통점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서로 한계가 눈에 보이는 대상과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가 있는데, 결국에는 그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결말이다. 그런데 그 두사람 모두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뜬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란 점에서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래도 좋다는, 혹은 원래 뭐 그런거라는 냉소적 분위기는 그 곳이 맨하탄, 즉 도시기 때문이라고 우디앨런은 말하는 것 같다. 다..
무지개 여신 ★★★★ 청춘아, 지구가 멸망하는 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죽는 날이 그러하노니 열심히 사랑을 찾고 즐기렴. 물론 그러기 전에 니 자신이 어디에 누구와 함께 특별한 무지개를 보고 있었는지 깨닫길 바라. 일본의 청춘 영화를 이루는 3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이치카와 다쿠지 작가의 책과 다소의 만화, 하나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 그리고 하나는 우에노 주리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대표하는 것이 각각 각본, 연출 그리고 배우라고 할 수 있다면 다소 단정적으로 말했지만 이와이 슈운지와 우에노 주리만으로 이 일곱 빛깔 맥락에서 추출한 여신이라는 조금 생뚱맞은 제목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경우 이치카와 다쿠지가 없으므로 사랑의 안타까움을 마법이나 판타지로 환원하지 않고..
계몽영화 삶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타인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존재하기 힘들다. 지도를 보고서도 찾아가기 힘든 산사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의 수도원에서의 영적인 생활을 하는 소수의 수도자를 제외하고 삶이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잘 살고 있느냐 아니냐 그 사회의 질서나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에서 많이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일제강점기 시절로부터 6.25전쟁과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한 부유한 가정의 3대의 일상은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3대의 일상은 평범하고 소소하여 비판의 칼날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다.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부역하는 친일파 1대의 우유부단함과 2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