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본영화 (22)
[림이적다]
겨울도 되고 해서 순전히 홋카이도 배경이라 보게 된 영화. 첫사랑은 이뤄진다는 일본인 특유의 영화 정서의 정석이라할 영화다. 고등학교때 만나 첫사랑인 두 주인공은 서로의 환경과 꿈의 차이 그리고 각자 다른 사랑의 굴레에도 불구하고 결국 벗어나 맺어진다는 내용이다.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디테일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감정에 대한 관심 없이 그저 서사적인 면에만 충실한 극의 흐름은 마치 몇 세기전 동화를 읽는 것처럼 저돌적(?)이다. 더 안좋은 것은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섬세함도 떨어져 버리는 바람에 둘이 맺어지는 것에 대한 공감은 커녕 동의를 얻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하나는 눈이 오는 날 전차..
일본판 레미제라블이라고나 할까. 삶이 비루하거나 가난한 것은 그들도 그들의 가족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극과 밀접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슬프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악인은 자신의 분노가 아닌 타인에 대한 조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속에서 악이란 개인적이 아니기 때문에 악인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의 모든 일은 연관이 있다는 것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악과 선도 우리 사회의 거울이라 할 수 있으며 사회의 목표와 달리 지배의 논리는 선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기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속 사랑은 애처롭기 그지 없다. 사랑이 철갑을 두르기까지 한두사람의 애정은 더욱 더 그렇다. 이것이 이들과 장발장의 차이라고 할까. ..
는 세번째로 본 이치카와 다쿠지 원작의 영화이다. 사랑하는 주인공, 특히 여자 주인공이 특수한(비현실적으로) 처지에 놓이는 것은 동일하다. 전작인 와는 비슷한 설정이고 는 환타지란 점이 다르다. 소위 다쿠지 소설에선 반전으로 작용하는 감동의 코드가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영화 말미에 후일담처럼 숨겨왔던 여자주인공의 순애보와 결단(!)을 보여주는 부분이 빠지지 않는다. 눈물 쏙 빼는 이런 시점 차이는 여전히 감성을 울리긴 하지만 의의로 이번 작품은 해피엔딩이라서 여운의 차이는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최근에 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일본인의 '유년 시절'에 대한 강렬한 동경은 안타까울 정도이다. 에도시대부터 근대화까지 그리고 패전 이후 현대까지도 지배 권력의 전국민 무사화 -실제론 병영 문화화- 속에서 ..
이 영화를 보고나니 이치카와 다쿠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이전 작품 와 이 영화 밖에 보지 못하였지만 두 작품 모두 동화적 신비로움, 순수한 사랑에 대한 감동이란 분위기 외에도 특유의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서 말한 유년시절의 순수함이 일본 특유의 멜러의 특징이라면, 다쿠지의 특성은 바로 여성의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점에 있다. 두 영화 모두 사랑을 선택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순전히 여성 자신의 선택이다. 이후 남겨진 사람은 항상 남자이다. 다쿠지야는 여성을 결정권자 혹은 신으로 여기는 어린 시절의 감성을 충실히 다루고 있는 소설가라 할 것이다. 어떤 면에선 패전 이후 상실된 고래의 일본사회의 여성성에 대한 향수일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아직도 일본은 미래보다는 과거,..
소위 고어영화류는 왠만하면 보지 않는다. 피범벅 속에 전달되는 메세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스토리와 메세지 속에 어느정도 역할이 있다는 점이 그나마 수긍할만 하다. 여튼 이 영화는 지독히도 일본적이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일본 특유의 문화가 방향을 잃을 때 주인공은 주군을 살해하고, 부정한 아내에 복수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일련의 시대극 같은 구성은 주인공이 발현하는 그리고 일본 관객이 그리워하는 일본 무사도 정신을 나타내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차가운 열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