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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적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진실이 작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한 것일까? 때문에 발생하는 진짜 문제는 비겁한 우리들의 일상적 '위선'이다. 이런 허위와 욕망에 대해 말할 때 말할 때 얄팍한 연애를 통해 매우 뛰어난 직관을 보여준 것이 홍상수 감독이었다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이 영화는 거대한 '통찰'을 선사한다. 현대 우리 도시의 삶에서 진리는 우리를 자유케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스러우며 심지어 까무러치게도 한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
도쿄 가족 ★★★☆ 이 영화의 노감독 야마다 요지의 프로필을 보니 "천부적인 재능이 없으면 감독이 될 수 없다"는 건방진 말이나 내뱉고 있길래 뭐랄까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 자신 도쿄대 법학과를 나와서 그랬을까 사실 그다지 관심밖인 일본 영화라곤 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든가 오즈 야스지로라든가 아니면 최근의 소노 시온 처럼 주위에 회자되는 인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니 꽤나 괜찮았다. 처음엔 그저 오즈의 의 현대판 리메이크란 생각이 들었다. 장남의 직업, 첫째 딸도 그렇고 모든 것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왜 다들 '오마쥬'라고 하는 지 알게 되었다. 단순히 시대를 바꿔 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면 사람, 장면이면 장면 그리고 주제를 풀어내는 이야기 또한 충분히 절제되어있고..
란(乱 Ran) ★★★☆ 1985년 작이다. 사실 그 당시 이란 영화 잡지를 통해서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당시는 생소하기도 하고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일본의 영화였고, 당연히 구로사와 아키라가 누군지도 잘 몰랐다. 다만 당시 , 등의 조지 루카소, 스티븐 스필버그에 빠져있던 때라 이 두 헐리웃 감독이 존경하고 자본까지 지원한 작품이라는 귀절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밀린 숙제를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나서 겨우 보게 되었다. 그 세월 중간에 이미 쿠로사와 감독의 작품은 몇몇을 보았다. , ,,와 같은 시대극도 괜찮았지만 사실 라는 작품이 대단히 좋았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 '죽는다'는 것인데 '산다'는 것에 너무..
무지개 여신 ★★★★ 청춘아, 지구가 멸망하는 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죽는 날이 그러하노니 열심히 사랑을 찾고 즐기렴. 물론 그러기 전에 니 자신이 어디에 누구와 함께 특별한 무지개를 보고 있었는지 깨닫길 바라. 일본의 청춘 영화를 이루는 3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이치카와 다쿠지 작가의 책과 다소의 만화, 하나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 그리고 하나는 우에노 주리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대표하는 것이 각각 각본, 연출 그리고 배우라고 할 수 있다면 다소 단정적으로 말했지만 이와이 슈운지와 우에노 주리만으로 이 일곱 빛깔 맥락에서 추출한 여신이라는 조금 생뚱맞은 제목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경우 이치카와 다쿠지가 없으므로 사랑의 안타까움을 마법이나 판타지로 환원하지 않고..
이키루 첫번째 반은 30년 근속, 메피스토, 술, 여자, 빠찡꼬, 그리고 위암이다. 나머지 반에는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은 오롯이 내 의지라는 환희와 연대하지 않는 희망은 결국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좌절하게 된다는 메세지. 흔히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3대 명작이 , 그리고 이 작품 라고 한다. 구로사와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라던가 , 등으로 미루어봤을 때, 이 작품은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전 작품들이 영웅이 시대를 만나 조응의 울타리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고찰이어라고 한다면, 는 평범한 사람이 시대를 통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결국 본질적으로는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전후 50년대의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한 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