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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적다]
허니와 클로버 "초원을 만들려면 허니와 클로버가 필요하다" - 에밀리 디킨슨 성경에서는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빛과 소금'이라고 했던가. 여튼 인생에서 가장 푸르는 때를 청춘이라 한다면, 그 초원과 같은 청춘의 푸르름을 이루는 것은 꿀 하나만도 아니고, 설령 네잎 클로버라도 하더라도 그 하나만으로 이뤄지지는 못하나 보다. 영화에서는 천진하고 어린 천재로 나오는 하구미(아오이 유우)와 세상을 많이 경험한 또 하나의 천재작가 모리타와 연상녀를 짝사랑하는 마야마와 또 그러한 그를 짝사랑하는 야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온화하지만 조금 매력은 부족한 청년 다케모토가 나온다. 그들은 모두 청춘이다. 그들은 둘, 셋이 모여있을 때 즐거워하며, 특히 모두가 다 함께 있을 때 빛을 발한다. 영화 속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사랑에는 이별이 있고, 죽음은 그 중 가장 슬프다. 일본인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은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첫사랑, 그러나 이미 죽은 첫사랑, 그렇지만 늦게라도 그가 남긴 유년시절의 사랑과 추억을 발견해내는 감동을 그려낸 것이 이고 죽음을 초월한 것 뿐이 아니라, 이별조차 감수한 초현실적 사랑을 그려낸 영화가 라고 할 수 있다. 는 인연에 대한 영화다. 잊은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던 첫사랑의 추억은 테이프 속의 음성이 되어, 방파제의 바람이 되어, 그리고 태풍이 되어 남아있는 사람을 위로해주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고 독려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더 현실속에서 떠나간 연인을 잡아두려던 주인공은 비로소 세상의..
눈물이 주룩주룩 일본 영화이고, 종류는 로맨스이다. 일본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로맨스 영화는 순정만화적인 특징, 그리고 등장인물의 성격에 대한 섬세한 묘사, 그리고 감수성 예민한 장면 그리고 에피소드 혹은 여백이 풍부한 암시나 복선 등이 특징적이라 여겨왔다. 그런 의미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는 이 영화의 제목은 얼마나 기대를 했겠는가. 애니메이션인 '추억은 방울방울'이 연상되면서, 처음보는 츠마부키라는 남자주인공과 에서 보았던 나가사와도 그러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위에서 말했던 일본 로맨스 영화의 덕목(?)들은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런 장치들을 아예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마치 시청률에 쫓겨 급하게 막을 내리는 드라마처럼 급작스러운 결말은 눈물이 흐를 타이..
훌라걸스 이상일 감독의 를 보는 순간 두가지 정도의 영화가 떠올랐다. 탄광이 배경이라는 점에서 란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났고, 헌신적인 선생님이 나온다는 점에서 가 연상이 되었다. 영화 자체도 두 영화가 주었던 감동 못지 않게 괜찮았다는 느낌이다. 사양사업에 접어드는 탄광촌은 우울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에서도 익히 보아왔고, 훌라 댄서를 뽑는 전단지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모습도 에서 낮익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새로운 점은 히라야마 선생님이다. 솔직하고 강단있는 그의 모습은 독특했으며 동시에 실제 인물이라는 점에서 감명이 깊은 인물이었다. 저물어가는 탄광촌은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광부들의 슬픈 모습과, 대규모의 정리해고로 인한 강렬한 반감 속에서 재빨리 광산업을 버리고 새로운 유흥산업에 뛰어드는 동..
터치 아다치 미츠루의 가 영화로 나왔다. 2년전에 나는 무엇을 했을까, 2005년에 이미 나왔던 영화를 오늘에서야 봤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아마 대부분 나처럼 원작만화를 먼저 보고 이 영화를 고대했거나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플레이(!)를 했을 것이다. 이 만화를 10년도 훨씬 넘게 한권 한권 사보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받은 월급으로 만화 전권을 샀던 기억이 난다. (물론 빨간 내복은 빼놓지 않았었다) 만화를 보기보다는 그리기를 더 좋아했던 나는 공교롭게도 가장 좋아하는 만화들이 모두 이 사람의 만화이다. '황재'라는 우리 만화가가 무단도용(?)해서 그렸던 5권짜리 이나 등은 야구와 고교시절 그리고 여름으로 상징되는 내 어린 시절의 강렬한 메세지였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만화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