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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적다]
" 너의 젊음이 노력으로 얻은 상(賞)이 아니듯이 나의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罰)이 아니다 " 늙음이 죄는 아니듯이 사랑도 이해받아야 한다는 메세지 같지만, 반대로 보자면 모든 것을 다 지녔으나 단지 늙은 것만이 유일한 약점인 노년기의 시인이, 한 젊은이에겐 젊음 밖에 아무 것도 없어라는 식으로 금치산자 취급을 하지만, 또 한 젊은이인 여성에겐 그저 한없이 따뜻한 사랑과 욕망을 뿜고 있다. 한마디로 질투와 욕망이란 감정들이다. 이 극단적인 대비란 결국 주인공의 자기 연민과 21세기형 소시적 이야기를 '은교'를 통해 풀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늙은 시인의 발가벗겨진 욕망과 감정은 고스란히 은교라는 판타지를 통해 이해받기도, 연민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인간'의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은교 ★★★
정지영 감독판 한국 현대사 리얼리티 영화의 두번째 작품이다. 전작인 '부러진 화살'보다도 사실적이고 메세지 또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지하다. 해방 이후 20세기 말까지 한국의 현대사에 영화로 재조명될 사건은 정말 무수하다. 단순히 소재적 측면이 아니라 실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역사 인식을 위해서도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과 언론의 환경을 볼 때 더욱 더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고 김근태 의원이 겪은 80년대의 고문의 경험은 당시 정권의 성격에 대한 무거운 상기와 이후 정상국가를 위한 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남영동 1985 ★★★
설국열차 ★★★ “만약 가 한 권의 책이고, 내가 도서관의 사서라면 처음에는 이 책을 사회과학 코너에 분류하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꿔 자연과학 중 초기 지구의 환경을 조성해 생물체가 없었던 환경에서 자연적인 조건을 통해 생명체 탄생의 시초를 밝히려 했던 밀러-유리의 아미노산 실험에 관한 논문의 옆에 놓으려다가 결국 갈팡질팡하다가 망설이며 토정비결 옆에 꽂아두고 다시는 꺼내 읽고 싶지 않을 것만 같다.” 봉준호 감독의 는 부조리한 시스템에 대한 하층민의 저항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열차라는 설정은 인간의 투쟁과 진보를 담기 위한 알레고리의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유사이래 인류의 사회 구조의 한계에 대한 냉담한 비유로 볼 수 있다. 마치 죽음과 죽음 사이를 가느다란 열차라는 스트링 우주관을 통해 인류의 생존..
계몽영화 삶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타인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존재하기 힘들다. 지도를 보고서도 찾아가기 힘든 산사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의 수도원에서의 영적인 생활을 하는 소수의 수도자를 제외하고 삶이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잘 살고 있느냐 아니냐 그 사회의 질서나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에서 많이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일제강점기 시절로부터 6.25전쟁과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한 부유한 가정의 3대의 일상은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3대의 일상은 평범하고 소소하여 비판의 칼날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다.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부역하는 친일파 1대의 우유부단함과 2대의 ..
심야의 FM 참으로 올드하면서도 그로 인해 뜻하지 않게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 만약에 내가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때,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어떤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물고기를 잡았다 치자. 회로만 먹기에는 뭔가 아쉽다. 갑작스레 준비없는 와중에 매운탕은 대충 라면 국물 속에서 마무리되곤 한다. 라면 국물에 생선이 끊게되면서 그래도 명색이 매운탕인데 하는 생각이 들면 파도 더 넣게 되고, 후추도, 고춧가루도 더 넣게 될 때가 있다. 물론 이렇게 마무리까지 되면 좀 더 포만감을 느낄 수도 있다. , 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히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온 김상만 감독이 잡은 생선은 '존 힝클리'이다. 를 존 힝클리는 실제로 레이건을 암살..